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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 네팔 오지인들도 한글(누리글)을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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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월계자 작성일06-07-21 12:27 조회5,5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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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오지인들도 한글을 사용한다
■ 받침없는 한글 '누리글' 네팔 이식 판타 나바라지씨
정글지대 소수민족에 교육, 2004년부터 사용
새마을운동·김치도 전파, 한국인 지원 요청

'스펀지'에 나올 일이다. '네팔의 정글지대에서는 ◇◇도 사용한다'라고 하면 어떨까. ◇◇에 들어갈 말은 다름아닌 '한글'이다. 네팔의 정글지대에서 한글을 사용한다는 제보를 확인하러 서울에서 유학 중인 네팔인 판타 나바라지(39)씨를 만났다. 그는 거침없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국제친선클럽(IFC)의 네팔 소장인 판타 나바라지(왼쪽)씨와 체팡 마을 출신의 타망 나사로(23)씨. 이들은 지금 경희대에서 유학 중이다. 
어떻게 된 사연일까. 그는 웃으며 답했다. "누리글이죠." 한글은 한글인데 '받침 없는 한글'이란다.

"누리글을 사용하고 있는 곳은 네팔에서도 오지라고 불리는 치트완의 '피플레(Piple)'지역입니다. 정글 속의 마을인데 이곳에 '체팡(Chepang)'이라고 하는 소수민족이 살고 있죠. 이들이 지난 2004년부터 누리글을 자신들의 문자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누리글이 이식된 계기는 이랬다. 당시 체팡인들은 정글 속에서 수렵 생활을 했다. '체팡어'라고 하는 고유의 말이 있었지만 문자는 없었다. 판타씨는 그때 이웃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었다. "글자를 가르치기 위해 체팡 자녀들을 학교로 불렀죠. 그런데 네팔어를 너무 어려워 했어요. 결국 몇 달만에 포기하고 말더군요." 그러다 우연히 한국을 오게 됐고 한글을 접하게 됐다고 했다.

"지난 1992년이었을 겁니다. 경기도 일대의 공장에서 일하다 우연히 한글을 배우게 됐습니다. 처음 몇 글자를 익혔는데 너무 쉬웠죠. 어떤 말조차 너무 쉽게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고…." 그는 귀국 후 피플레로 갔다. 그곳에서 다시 체팡 아이들을 불렀다.

이번에는 네팔어가 아닌 누리글을 가르쳤다. 그의 경험처럼 이들의 반응도 좋았다. 당초 40~50명을 가르쳤는데 이후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2년만에 200명을 웃돌았다. 일부 학생은 이제 누리글을 가르칠 능력까지 갖췄다고 그는 자랑했다.

여기서 네팔의 특성을 이해해야 한다. 네팔은 히말라야의 나라다. 그만큼 높은 산과 오지가 많다는 얘기다. 산마다 민족이 다르고 골마다 언어가 다르다. 인구는 2천700만명에 불과하지만 공식 언어가 75개에 달한다. 종족도 51개로 나뉘어져 있다.

특히 소수 종족의 경우엔 말은 있지만 문자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어인 네팔어를 배우려는 소수 종족이 드물다. 너무 어렵고 또 발음도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판타씨는 말했다. 누리글이 네팔의 소수 종족들에게서 환영받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판타씨는 최근 또다른 '시도'에 나섰다. 한국의 새마을 운동을 체팡 마을에 이식중이라고 했다. "지난해 배추씨와 고추씨를 가져다가 심었습니다. 김치가 건강식품인데다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판매를 할 수 있을까해서죠." 김치는 아이들의 영양 보충을 위해서도 필요했다. 곧 한국의 선진 농사기법도 배워갈 것이라고 했다. "체팡 마을을 네팔에서 가장 잘 사는 마을로 만들고 싶어요."

그는 끝으로 두 가지를 당부했다. 첫째는 대학생들의 자원봉사이고 둘째는 체팡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위해 매달 1만원씩의 결연 기부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자원봉사는 내년중 체팡마을에서 집과 화장실을 개량하는데 필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문의:판타 나바라지(018-305-7650·www.cyworld.com/piplenepal).

백현충기자 choong@busanilbo.com

 / 입력시간: 2006. 07.19. 11:22 
 
 
 
*매우 반가운 소식입니다. 네팔인 판타 나바라지 씨가 소수민족인 체팡인들에게 가르친 것이 정확하게 어떤 글자인지는 몰라도 한글 세계화의 가능성과 필요성을 알려 주는 소식인 것은 분명하군요. ((월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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